Pescatarian 6개월 + Vegetarian 6개월 후

인간은 잡식이다. 역사적으로 생존을 위해선 죽지 않으면 닥치는 대로 먹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현대 선진사회에선 과다한 음식 섭취로 인한 비만 등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사실상 음식이 남아 돌아서라기 보단 잘못된 음식이 많아져서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의 잘못된 음식은 심하게 가공된 음식과 무참히 생산되는 음식들이다. 가공된 음식의 대부분은 corn과 밀가루이다. 무참히 생산되는 음식의 대표는 육류이며, 이는 대부분의 육류는 더 이상 광범위한 평야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키워지는 동물들이 아닌 갖혀지 공간에서 평생을 갖혀 살다 최소한의 respect도 없이 도살되는 동물들이다.
같은 인간이어도 어떠한 음식을 먹지 않느냐에 따라 음식 이름이 붙는다.  육식을 포함한 모든 음식물을 섭취하는 인간은 carnivore이다. Carnivore이 한 스펙트럼의 끝에 있다면 육류를 포함하여 우유나 버터 등 동물에서 나온 그 어떠한 유제품도 먹지 않는 사람은 vegan, 여기에 게다가 과일만 먹는 사람은 fruitarian이다.  중간에는 육류와 생선은 먹지 않되 유제품은 먹는 vegetarian, 생선은 먹되 육류는 먹지 않는 pescatarian이 있다.  이 외에도 본인들이 직접 야생에서 음식을 잡아 먹는 hunter 족 등등 음식 섭취 방법을 기준으로 다양한 인간 종족이 존재한다.

난 2009년 12월부터 고기를 먹지 않았다. 생선은 먹었으므로 pescatarian이었다.  2010년 7월 정도부터는 육류도 먹지 않았다.  Vegetarian이 된 것이다.  Vegetarianism을 패션이나 트렌드의 하나로 생각하지 않는다. 먹지 않기 시작한 이유는 다양하고 개인적이었다. 이건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건강과 관련하여 바뀐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많이 개인적이긴 하지만 배변이 상당히 원활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변비였던 난 특히 학교 캠프 등을 가면 3일이면 3일, 일주일이면 일주일 화장실에 가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땐 운동도 많이 했지만 별 변화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부턴 결국 변비약에 매일 의존하며 살았다. 왠만한 광고에 나오는 변비약은 다 먹어 봤고 다양한 한약제도 먹어 봤지만 그 때뿐 장기적 효과는 없었다. 실습 돌 때나 병원에서 일 할 때 아침 회진 때마다 남자 동료들이 화장실에 간다고 부랴부랴 어디론가 뛰어가면 왜 저러나 싶었다. 이제 이해가 된다. 미국 와서 운동도 정말 많이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배변습관이 좋아지긴 했지만 식습관이 바뀌면서부턴 알람 시계마냥 시간이 되면 화장실에 간다. 몇 개월째 이렇게 살고 있지만 아직도 아침마다 신기해서 배변을 가리기 시작한 아이마냥 오빠한테 자랑을 한다.
다음으로 지금 반 년째 얼굴에 예전에는 나던 커다란 고름찬 여드름이 안 생긴다. 종종 피지가 나긴 하지만 discoloration이 생기던 예전 왕 여드름들과는 비교도 안된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이제 여드름 안날 때가 된거라 말하면 double-blinded control study도 아니고 p value도 없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5-6월까지만 해도 항상 1-2개씩은 있던 여드름이 반 년째 없다는 건 확실하다. 정말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싶다면…  육류와 생선을 먹는 수 밖에.
종종 성격이 더 부드러워 졌다는 얘긴 듣긴 하지만 내 속에선 아직 울컥 울컥하고 있으므로 성격 변화는 없다. 잠도 여전히 많고 술도 여전히 잘 마신다.
1년 리뷰 결과. 내 개인적 선택을 떠나 할만하고 나름 긍적적인 변화도 있다. So why not?

2 thoughts on “Pescatarian 6개월 + Vegetarian 6개월 후

  1. 요새 나의 바울은 동물성 기름을 거부하기 시작했음.
    고기 회식 한 날 저녁부터 아주 끝장남…-_-;;
    입이 즐겁고 배가 고달픈 게 회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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