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영어로 고기는 white meat와 red meat로 나뉜다.  White meat는 주로 조류이고 (닭, 칠면조, 오리 등), red meat는 소, 돼지, 양 등을 말한다.  이제 red meat와 white meat를 먹지 않는다 (= no 삼겹살, no 보쌈, no 돼지갈비, no 소갈비, no 치킨….)

사실 지난 4주 동안 pilot 기간이 있었는데, 살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안 먹기로 했다.

31년 동안 밥상에 고기 없으면 숟가락도 안 들었지만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이 그렇듯 딱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다. 

비디오 같은 건 안 봤다.  자극적인 내용 바탕으로 감정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니까.  닥치는 대로 읽었다.  어쩌면 내 상상력이 더 자극적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밥상에 오르는 고기가 어디서 오는 지 일부러 궁금해 하지 않았다.  해부학을 할 때 시체가 시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심장은 심장, neck은 neck이라고 생각하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지 않으니까. 

미카와 듀이, 뉴로와 로지, 바둑이들과 이쁜이를 키우면서 내가 키우는 애완동물은 예외라고 생각했다.  미카와 듀이와는 나름 원초적인 대화도 가능하지만 (“밥 줘라” “똥 치워라” “쓰다듬어라” “난 네가 좋아” “놀아줘 놀아줘 놀아줘!!”) 애완동물이니까 그런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집을 비울 때 boarding에 맡기지 않은 이유는 좁을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하니까 안타까워서, 하지만 애완동물이니까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 생각했다. 

환경오염은 자동차와 공장들, 중국과 인도와 같은 국가들에 의한 것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이 굶는 이유는 척박한 땅, 그릇된 정치, 안타까운 역사라고 생각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부는 아닌가보다.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 준 오빠가 밉기도 하다.  아침부터 죄책감 없이 삼겹살을 구워 먹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나의 새 불판은 어쩌란 말이냐). 

하지만 이젠 고기를 먹지 않는다.  아직 평생 끊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은 못하겠다.  담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참다 참다 너무 힘들면 다시 먹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때에도 공장에서 키워져 학대받는 동물들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 질문은 그럼 왜 물고기는 먹느냐인데…  3끼 중 2끼는 고기를 먹던 사람인지라 아직 메뉴 개발이 덜 됐다.  나도 생존은 해야해서… 우선은 물고기는 먹는다.  게다가 한국에서 3주 내내 엄마가 해 주던 밥을 먹다 혼자 밥을 해 먹어야 하니 귀찮아서 못하게 된다.  고기 먹을 때는 간단하게 양념만 해서 볶으면 됐는데 채소는 뭐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맨날 나물만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양한 채소의 세계를 찾아서. 

고기 안들어가는 메뉴 recipe 환영!

4 thoughts on “이제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1. ssoo

    갠적으로 요새 고기궈먹으면 설사를 넘 자주하게 돼서…
    야채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많삼.
    멜로 보내겠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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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문제는 말이지…
      평생 채소를 안 먹던 사람이어서 채소를 먹는게 힘들어..
      식욕 제로………
      너 나 알잖어…..
      내가 식욕이 없었던 적이 있었단 말이냐….
      살다 살다 별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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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소짱

    고기 안먹구 어케 살어…ㅠㅠ

    다시 생각해바..
    너의 그 고딩때의 스팸사랑 갈비사랑을
    생각해바..그들도 슬퍼할꺼야..

    엉엉

    앗..스팸 먹고싶다.. 쥬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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