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Life Balance – 현재진행형

지난 금요일.

급하게 deal structure가 바뀐 딜을 위해 야근을 했다. 내 동료 윗년차는 몇 번의 bidding war에서 실패한 후, 당일 오전 본 집에 오퍼를 내어 오후 2시 집을 사게 됐다. 본인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샀다는 사실에 극도로 행복해 했지만, 나와 새벽까지 야근을 했다. (요즘 미국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어 — 1년 사이 시장이 9% 이상 증가 — 집을 사려면 20-30명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 동료는 남자다. 그 동료는 아이가 둘 있다. 그 동료는 생애 첫 집장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밤 나와 야근을 해야 했다.

주말동안 일이 더 몰려 들어왔다. 일요일 저녁. 보아하니 정신없는 한 주가 될 것 같아 일찌감치 근무를 시작했다.

월요일 아침. 일이 많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는지,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내 친한 친구들은 알겠지만, 난 5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밍기적 대다가 6시에 침대에서 나와 출근을 했다. 그리고 새벽 2시가 되어 퇴근을 했다.

새벽 2시까지 정말 많은 일처리를 했다. 그 중 한 일은 윗년차 여자 동료와 함께했다. 우리 로펌은 여자 변호사들을 배려하여, 파트타임 변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만 파트타임이 아니라, 하루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저녁식사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오후 5-6시에 칼퇴근을 허용하되, 일이 있으면 아이들이 잠든 8-9시 이후 다시 집에서 로그인을 하여 일을 해야 한다. 그 동료는 이 제도하에서 근무를 한다. 그래서 아무리 일이 밀려 있어도, 5-8시 사이에는 그와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통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나는 불편하다. 그날 클라이언트에게 보내줘야 하는, 그 동료의 검토가 필요한 문서가 있으면 5-8시 사이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날 그는 나를 배려해 주기 위해 아이를 돌보며 전화통화를 몇 번 해 줬다. 옆에서 아이가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안했다.

내 몸이 힘든 것이 사실이었지만, 엄마의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를 옆에 두고 일을 하고 있는 그를 생각하니 짜증이란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마어마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데 나도 참 힘들다. 어디까지 그를 배려해 줘야 하는가. 집을 사고 아이까지 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야근을 하는 것과 오후 5시면 연락이 두절되는 것 사이의 균형이 있어야 한다. 그 균형이 무엇인가.

내가 하는 일은 중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나는 글자 사이 스페이스가 하나 더 들어가 있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 (이젠 맨눈으로 잡아낼 정도가 됐다), 완벽한 문서를 요구하는 환경에서 근무한다.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클라이언트들은 완벽함을 요구한다. 그들에게 “나에게도 삶이 있다”는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딜이 끝나면 거하게 한 잔 마신 후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우린 바로 최단시간 내 완벽함을 요구하는 다음 클라이언트에게로 넘어간다.

지금 아니면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욕심이 난다. 쉬어가도 되는데, 억지로 일을 더 맡는다. 지금 아니면 배울 수 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얼마나 배워야 하는 것일까? 내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내게 work life balance는 세상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내 자신과 타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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