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t out and Rehab

지난 3월 휴가 중 부친상을 당해 한국에 다녀온 후 쉬지 않고 4달을 일했습니다.

주말에도 꼬박꼬박 이메일을 확인했고, 필요한 업무처리를 했고, 이런저런 원고작성을 한다고 정말 제대로 쉬지 않고 4달을 일했습니다.

7월 중순 정도에는 파트너들이 조금 쉬면서 하라는 이야기를 해 줄 정도였습니다.

8월 초.

월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머리고 멍하고 몸도 뻐근한게 주말동안 쉰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원래 편두통이 있어 편두통이 오면 속이 울렁거리는데, 처음에는 편두통 때문에 울렁거리는 줄 알았던 속이 일주일 넘게 울렁거리면서 위식도역류나 십이지장염 등이 의심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출근은 했지만, productivity가 너무 낮아 근무시간의 반은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제대로 burnt out된 것이 명확했습니다.

결국 백기를 들고 갑작스럽게 4일 동안 휴가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딜이 없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일이 없는 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파트너들 중에서 갑자기 휴가를 간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잘 쉬고 와라, 푹 쉬고 와라라고 말을 해주셨고, 한 분은 아얘 주말여행 일정까지 친히 잡아 주셔서 덕분에 여형일정을 따로 짜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고 즐거운 주말여행을 남편과 남편 사촌동생과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4일을 쉬고도 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휴가를 가기 전부터 며칠 동안 일을 설렁설렁 했고, 추가로 4일을 쉰 것인데도 회복이 안된 것입니다.

그래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 번 주도 가능한 최소한의 일을 하면서 재활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위식도역류 약도 한 2주 정도 먹으니, 이제야 배멀미가 멎는듯 합니다.

결국 4달 동안 빛의 속도로 달리고, 철푸덕 쓰러져서 2주 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허우적 대며 burnt out되어 재활 중인 것입니다.

솔직히 달리는 4달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말 좋은 리뷰도 많이 받았고, 클라이언트들과의 관계 형성도 많이 했으며, 이런저런 원고작성을 통해 제 개인적인 성취감도 높았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달리면 결국에는 제 속도를 제가 못 이기고 쓰려져 버린다는 것을 제대로 배운 것입니다.

이 work life balance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제로 현실에서 추구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배우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의 업무가 바빠서뿐만 아니라, 일을 하려는 제 개인적인 욕구와 욕심이 앞서서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룰을 정했는데(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주일에 1회 이상은 회사에서 야근하지 않기
  • 야근하지 않는 날은 6시 반 전에 퇴근하기(물론 집에 와서 추가 업무를 하더라도 6시 반 전에는 퇴근하기)
  • 저녁은 집에서 먹기
  • 하루 30분씩 운동하기
  • 12시 전에 침대에 눕기
  • 한 달에 비법학 책 두 권씩 다시 읽기(이건 원래 매년 하던 건데 올해 들어 못하고 있는 거여서 다시 하기로 결정)

저희와 같은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survive하기 위해선, 정말 strict한 생활패턴 없이는 안될 것 같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주말동안 회복한 후, 월요일부터는 새로운 딜에 투입됩니다.

사실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하는 걸보면, 재활이 잘 마무리되긴 하는 것 같고, 천상 corporate attorney이긴 한 것 같습니다.

10 thoughts on “Burnt out and Rehab

    1. Jekkie Post author

      지금은 선배오빠가 보내준 Mission in a Bottle이란 책을 반 정도 읽었어요. Actually, I think you’d be interested in it too. Honest Tea란 브랜드의 founder들이 쓴 “만화”책인데,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고 키웠는지에 대한 책이에요. Pretty interesting.

      다음 책은 남편 사촌동생이 사준 Man’s Search for Meaning이요.

      Pretty exciting line up. 🙂

      Reply
      1. Minji Kim (@minji391)

        두개다 읽어보겠어요 !
        혹시 그런데 audiobook도 즐겨 들으시나요? 최근에 일하면서 그냥 강연사 같은걸 youtube에 틀어놓고일하는데, 일하는 중간중간에 좋은 글귀도 듣고 괜찮더라구요… ㅋㅋㅋ 두가지 일이 한번에 제대로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강연사랑 책은 아무래도 요하는 집중력이 다르겠지요?

      2. Jekkie Post author

        일 할 때는 집중을 많이 해야해서 요즘은 음악도 안 듣는 편이에요. 한동안, 운동하면서 오디오북을 들었었는데, 그러니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없어져 버려서 그냥 이제는 안 들어요. 저는 그냥 책은 그냥 제 속도에 맞게 읽는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오디오북 너무 비싸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번에 Kindle Unlimited Subscription 30 day trial 하면서 살짝 흔들리고 있어요. 생각 중이에요.

  1. 오수영

    선생님의 마인드 휴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싶은 마음에 답글 남겨보아요. 박웅현 작가님의 “여덟 단어” 추천해요~ 이 분 책 정말 다 좋아요 > < 항상 응원합니다!

    Reply
  2. JHB

    Men’s searching for meaning 정말 좋은 책이에요! 강추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거 같은데 인생은 마라톤도 아니고, 단거리 경주도 아니고, intermittent high intensity exercise 하듯 살아야 된다고 (이게 정확히 사용된 표현은 아닌데 생각이 안 나서… 그냥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_-) 하더라구요. 때로는 전력질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쉬기도 하고. 지금 잘 하고 계신 거 같지만 건강 조금만 더 신경쓰세요!!

    Reply
    1. Jekkie Post author

      네, 나름 무서운 경험이었어요. 아직도 골골 거리고 있긴 해요. Recalibration 중입니다. 감사해요.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