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때려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리 일이 재미 있다고 해도. 나도 인간이다. 나도 더럽고 치사해서 당장 때려치고 싶단 생각을 할 때가 있다.

1년 차 때는 일과 스트레스가 공포스러워서 때려치고 싶었다. 오금이 저리단 표현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의사 인턴을 하면서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 의사는 깨지고 혼나는 일들이 분명 많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건 매우 매우 비슷한데. 그리고 오히려 타인의 생명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더욱 더 스트레스풀 해야 할 것 같은데. 따옴표와 맞춤표와 문법과 싸우는 것도 상상외로 스트레스풀 할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정말 1년차 시작 후 3개월 만에 다른 직장을 조심스럽게 알아보기 시작했었다. 나는 로펌 변호사가 적성에 맞지 않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퇴사준비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 때 퇴사를 하지 않았던, 못했던 이유는. 지금의 멘토님들을 만났기 때문이고, 사랑을 받으며 쑥쑥 자랐고 일이 재미있다는 것을 배웠고, 내가 이 일에 실력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기 때문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반에 내가 내 공포를 버텨내지 못했다면, 멘토를 만나지 못했다면, 내 적성에 맞는, 내가 지금 이 토록 사랑하는 일을 할 기회를 놓쳐 버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매일 매일이 파랑새가 노래하는 찌루찌루의 꿈나라는 절대 아니다. 내가 하지도 않을 잘못 때문에 꾸중을 들을 때도 있고, 내가 비난을 받을 때도 있으며,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받아야 할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 내가 함부로 대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렇게 써놓으면, 대체 어떤 대접을 받고 싶어서 그러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항상 최소한의 예우이다. 난 분명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다. 그러나 그렇다고 돈을 준다고 굽실굽실해야 하는 사람은 아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던져줘도 나는 몸을 파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내가 변호사가 됐든, 아파트를 경비 아줌마가 됐든, 인간으로 최소한의 받아야 할 예우가 있고, 그 예우를 받지 못했을 때 나는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더럽고 치사해서 내 커리어를 때려칠만큼 내가 욱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믿고 싶다… ㅡ_ㅡ;;).

나는 최소한. 돈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다. 반대로 돈 때문에 로펌에 남을 사람도 아니다.

난 내가 가장 인간적으로, 나라는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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