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 인종차별과 선입견

오늘 오후 일주일 만의 집청소와 빨래를 마치고 뭘 할까 고민 하던 중 바람도 쐴 겸, 여름도 대비 할 겸 충동적으로 페디큐어란 것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

걸어서 5분 정도면 번화가가 있어 제 돈 내고는 처음으로 페디큐어란 것을 받아 봤습니다.

굳은 살도 제거하고 미리 CVS에서 원하는 페디큐어도 골라 가서 딱 마음에 드는 색으로 칠했습니다.

상쾌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집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서 못 다 읽은 지난 금요일 신문을 읽어야 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첫 기사를 다 읽을 무렵.

누군가 제가 앉아 있는 벤치로 다가와 “Excuse me”라 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왠 젊은 흑인 친구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않아 있더군요.

“Yes?”

“What college do you go to?”

미국에서 동양 여자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해가 진 늦은 밤에는 당연히 더 조심스러워 집니다.

하지만 멀쩡한 대낮이었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공원이었던 지라, 제 안전보다는 뭘 원하는 지 알아야 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난 10년 전에 학교를 졸업했고 보기보다 나이가 많다 했고, 원래 동양인들이 원래 나이보다 어리게 보여서 그렇다 설명을 해 줬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이 동양인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 잘 몰랐다 했습니다.

여기서 든 생각은 우선 서부 사람은 아니고, 동부 사람이어도 동양인들이 많이 가는 학군 좋은 곳에서 학교를 다닌 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넌 전공이 뭐냐 묻었고 그 학생은 아직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를 못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요리를 배우거나 경영을 배워 돈을 많이 벌고 싶다 했습니다.

…  정말 창피하지만…

“아 돈을 달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지금 먹는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했습니다.

음식이 오는 곳이 안전하지 않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당뇨와 같은 질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네 친인척 중에 당뇨를 앓고 있는 분이 있느냐고.

그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부모님 두 분, 할아버지 할머님 네 분 모두 당뇨에다가 이모 중 한 분은 이미 당뇨 합병증으로 양쪽 다리를 무릎 위 amputation 한 상태시라고.

자신은 아버님처럼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말을 하며 자꾸만 트림을 합니다.

조금 전 fast food 식당에서 밥을 먹고 왔는데, 맥도날드가 몸에 좋아졌다고 하는데 별로 좋아진 것 같지 않다고…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 하는 건 아는데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사러 가게에 가는 것 조차 힘들어서 운동하기가 힘들다고.

막상 가게에서 사는 음식도 highly processed 된 음식이어서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자신이 addiction 된 것 처럼 먹는다고.

제 이름이 뭐냐 묻습니다.

Jackie라고 둘러 댑니다.

자신의 이름은 James라 합니다.

일부러 악수를 했습니다.

마약을 한 상태에서 나에게 말을 거는 건 지 확인하기 위해서…

손바닥은 건조하고 시선도 또렷합니다.

제가 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low income population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당뇨의 치료와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James와 그의 가족들과 같은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들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고, 선입견과 인종차별로 그들을 대하게 됩니다.

도우려는 사람들을 온몸으로 의심하고 피하려는 제 자신이 창피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Perfect stranger를 못 믿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만약 James가 백인이나 동양인이었다면 과연 그가 돈을 구걸하려 하는 것인지,

마약을 한 상태로 나와 대화를 하려 하는 것인지를 고민했을 확률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습니다.

This was supposed to be a relaxing Sunday afternoon…

4 thoughts on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 인종차별과 선입견

  1. rok

    I totally understand what you are talking about. It is one way to protect yourself from strangers. And, you probably knew how black people were dangerous after living in Cleveland for a while. Thank you for your email! I really appreciate it. I will contact you soon! I’m sorry for typing in English. I can’t type Korean now.

    Reply
    1. Jekkie

      ㅎㅎ 괜찮아요!

      사실… 보스턴에서도 워낙 흑인들이 말을 많이 걸긴 하지만 전체 인구가 주 전체의 6% 정도 밖에 안되니 클리블랜드에 비해선 덜 하긴 해요. But still. 참 마음이 아퍼요. 착한 분들도 정말 많긴 많은데 말이죠.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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