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주의자

인생의 일부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발견해 가는 과정인 것 같다.  갈수록 내 자신을 알아가면서 깨닫게 되는 건 난 상당한 원칙주의자라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 의학보단 법학을 훨씬 적성에 맞아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난 국적인 한국인이고 마지막 대통령 투표 때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 한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절대로 내가 원하는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 할 것이란 생각을 했고 선거공약 중 대부분을 지키지 못 할 것이라 생각했으며, social equality 보다는 가진 자들의 힘을 보호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 뽑힌 후 단 한 번도 그를 이름만으로 칭하거나 동물에 비유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의 의견을 따르기로 사회적 합의를 한 것이다.  우리 편이 다수일 때는 민주주의를 외치고 남의 편이 다수일 때는 독재를 외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의 큰 변화는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받아 들였을 땐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변화를 이루어 가기로 한 것이며 그 변화가 “내가” 원하는 변화가 아니더라도 이를 수긍하고 받아 들이기로 한 것이다.  만약 그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힘을 모이고 그 힘을 행사할 권리 또한 민주주의의 일부이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합당한 처우를 해 주지 않는 것은 결국 우리의 민주주의에 침을 뱉는다는 생각에.  결론적으로 난 존경하진 않지만 인정을 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얼마 전에 내가 보호하는 매사추세츠 주 법 중 하나가 날치기로 무효화 됐을 때 난 결과도 중요했지만, 날치기란 과정에 더 실망과 분노가 컸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 몇 명은 우리도 날치기로 통과하는 경우도 있고, 같은 방법으로 다시 원상복귀하면 된다는 말을 했고 날 절대로 그렇게는 못 한다 했다.  그들은 내가 아직 정치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 말 했고, 난 그딴 정치는 배우고 싶지 않다 했다.

그렇다고 내가 결과를 중요시 하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  종종 결과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도 말을 한다.  하지만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결과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  갈수록 고지식 해 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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