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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할 수 있는 맛있는 채식 레시피 몇 개

저는 요리를 정말 못 합니다. 요리도 연습이라고 연습을 하면 실력이 늘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먹는 건 참 좋아하고 나름 음식맛을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요리를 잘 하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 합니다. 레시피만 따라하면 되는데 뭐가 힘드냐는 분들도 있지만 성격이 급한 편이고 약간 제가 원하는 대로 뭐든 해야 직성이 풀리는 기질이 있어 정확성을 요하는 레시피를 따라하지 못하는 매우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나마 고기를 먹을 때는 삼겹살도 구워 먹고 간단한 스테이크, 닭고기 요리 정도는 해 먹는 정도가 됐지만 채식으로 넘어오면서 평생 야채를 많이 먹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았던 터라 요리를 해 먹기는 커녕 식당에서 가서도 뭘 먹어야 할 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미국에 와서 혼자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있는 찰스턴에는 딱히 한국장이라고 할 만한 곳을 없고 아시아 장이 있지만 매우 가까운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음식 중에 채식이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사실 한국음식이 거의 모두 고기나 생선을 요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분명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고기나 생선이 흔한 음식이 아니었을텐데 막상 현대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고기나 생선입니다. 물론 김치나 나물 또는 나물을 넣은 비빔밥이 있다고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남편이 꼭 한국음식을 고집하는 사람도 아니고 꼭 쌀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혼자서 근처 일반수퍼에서 장을 봐 가며 음식을 조금씩 해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수퍼에서 파는 채식버거에 토마토 정도를 얹어 먹는 정도였지만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채식 레시피를 구해 하나 둘씩 만들기 했고 이제는 제법 요리도구도 갖추고 레시피를 고민해 가면서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일 처음 시도했던 음식은 특이하게 레바논 음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웬 레바논 음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찰스턴에 내려와 직접 먹어보니 전혀 엑소틱한 느낌이 나는 레시피가 아니라 약간 달콤하면서 시큼하기도 한, 그리고 콩 때문에 고소하고 단백질과 섬유질이 높은 음식이었습니다. 레시피에서 요구하는 pomegranate molasses (물엿 비슷한 재료)를 못 구해서 아무런 가게에서나 살 수 있는 메이플 시럽을 사용했다고 하고 치크피 (chickpea) 대신 키드니 빈 (kidney bean)이나 black eyed pea도 쓸 수 있습니다.

Sweet and Sour Eggplant, Tomatoes and Chickp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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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약간 태워서 색이 검게 됐고 치크피를 사용했습니다.

레시피 자체에는 밥이랑 먹으라고 되어 있지만 한국미는 아닐터. 하지만 한국사람들이니 흰쌀밥과 함께 비벼 먹어 봤습니다. 정말 반찬 따로 필요 없고 ‘왜 레바논 음식이 한국 쌀밥이랑 어울리는 거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도시락 싸 가기에도 딱입니다. 그냥 아래 밥 깔고 위에 요리 얹고 전자렌지에 2.5분 정도 돌려주면 끝!

다음 요리는 멕시코 음식이었습니다. 제가 타코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버섯을 워낙 좋아하고 남편이 만들어 준 것이니 시도해 봤습니다. 처음에 먹으면 한국식으로 매운 것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지만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그릇을 비워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땡기는 매운맛의 요리입니다. 한국 고추장 매운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안 좋아하실 수도 있지만 술 안주로는 시도해 보실만한 요리인 것 같습니다. 즉, 타코 (또띠아)로 안 싸 먹고 안에 버섯만 집어 먹어도 그 맛이 쏠쏠합니다.

Soft Tacos With Mushrooms, Onion, and Chipotle C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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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프랑스! 라따뚜이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셨다면 주인공 쥐인 래미가 요리 평론가를 위해 선택한 요리는 프랑스 서민음식인 라따뚜이였습니다. 식당에서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요리여서 어떤 맛을 기대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따끈따끈 한 야채를 입안에 가득넣고 향을 음미해 보면 왜 영화에서 요리 평론가가 회상에 젖는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도 향긋하면서 익숙한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The Minimalist: Easy Ratatouille


아쉽게도 라따뚜이 사진은 따로 없지만 위 요리 세 개를 터퍼웨어에 넣어 며 칠간의 일용할 식량으로 준비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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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레시피도 몇 가지를 시도해 봤습니다.

첫 번째는 남편이 올리브오일 소스의 파스타를 먹고 싶어 고민하던 중 외출 후 집에 들어오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레시피를 제가 찾고 바로 장을 봐서 남편이 만들어준 요리입니다. 크림소스가 먹고는 싶었지만 칼로리를 생각하면 차마 만들어 먹지는 못하겠고 느끼한 것은 먹고 싶은 날 좋은 요리인 듯 싶습니다. 남편은 아!주! 맛있다고는 안하지만 저는 삼 일 연속으로 먹었습니다. 고소하면서도 오일의 느끼함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냠냠. 포인트는 자신에게 잘 맞는 소금간을 하는 것인 듯 싶습니다.

Recipe of the Day: Pasta With Walnuts and Olive 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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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이태리. 토마토 소스 파스타! 이 레시피는 토마토 스프로도 가능하고 더 나아가 이태리식 에페타이저와 같은 브루스게타 (bruschetta)와 같은 요리도 덤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맛과 향이 풍부합니다.

Fresh Tomato Sauce

저희는 바게트가 없어서 우선은 일반 크래커에 얹어 먹었는데 맥주 안주로 정말 딱!인 에페타이저가 나왔습니다. 단, 에페타이저로 먹기 위해선 토마토의 씹히는 맛이 중요하므로 소스만큼 익히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