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와 서부의 차이 — 모유수유 배송 프로그램

미국은 사실 미국이 아닙니다. 미국은 정확히 말하면 미합중국입니다. 즉, 50개의 주가 모여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각 주마다 그 역사와 문화가 있고(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주 안에서도 지역 별로 역사와 문화가 있습니다), 크게는 동부, 중서부, 서부, 남부 그리고 하와이, 알라스카로 lumping하여 문화적 동질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국 분들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서부를 선호하시는 것 같지만. 저는 제 나름의 이유로 동부의 매력에 빠져 동부를 선택했습니다(그러므로 왜 서부보다 동부를 더 좋아하느냐는 의아한 표정과 질문은 더 이상하지 않아 주셨음 합니다 — 저도 왜 도대체 동부를 이해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은 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나 서부도 서부만의 매력이 있고, 제가 이제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 있고 북캘리포니아도 나름의 매력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선 음식이 너무나도 맛있습니다. 식재료가 다양하고 풍부하고 신선하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배우고 있습니다. 동부의 경우 해산물은 풍족하지만 겨울이 길고 여름이 습해 식재료가 제한적이어 음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서부에서처럼 식재료가 신선하면 정말 간단한 음식도 너무나도 맛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고 그래서 요리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저는 워낙 술을 좋아하는데 여지껏 와인이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먹어도 맛의 차이를 잘 몰랐던 것도 있고 레드의 경우 때론 심한 편두통이 생겨 버블리인 샴페인 정도만 마셨을 뿐 와인을 즐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 와보니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할 수도 있고 그 곳에서 여러 와인을 맛보며 제게 맛는 와인을 마시며 비교분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와인의 세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워!) 회사에서 긴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요리를 하며 라디오를 틀어 놓고 와인 한 잔을 시핑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상당히 캘리포니안스어운 행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부는 매우 보수적인 로펌들조차도 그 보수적인 성향에 물을 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수적이면서도 서부만의 innovative한 성향이 그대로 들어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innovation과는 별개의 이슈지만 innovative한 문화를 가능케 하는 것 중 하나는 work environment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동부에 있을 때와 시간 대비 동일한 양의 일을 하고 있고 동일하게 복작하고 intensive한 일을 하고 있지만 저만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저께 제 새 직장에 옮기는 것을 도와준 리크루터와 점심을 먹으며 한 이야기 중 하나이기도 한데, 동부의 경우 아침부터 저녁까지 쭈—욱 일을 하는 것이 문화라면, 서부는 일을 끊어서 여러 번 하는 것이 문화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제 경우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집에서 근무, 회사에서 오전에 2-3시간 근무, 점심시간 1시간(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신문을 읽고, 요즘에는 15-20분 정도 걷고 있습니다), 오후에 3-4시간 근무, 퇴근 후 자유시간, 자기 전에 1-2시간 근무를 하면 사실상 이 전의 근무시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신, 오전.오후에 집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뭔가 자유로운 느낌을 받고 중간 중간에 머리를 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재충전이 된다고 생각됩니다(아직은…). 단, 연차가 올라가면서 책임감은 더 많아지고 해야할 일은 쌓여가므로, 그리고 평일에 제 페이스를 제가 조절하므로 주말에도 몇 시간씩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이러한 스케줄이 어떻게 play out할 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동부와는 다른, 끊어서 일을 하는 문화가 존재하고, 그렇다고 일을 덜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장기적으론 이런 문화도 burn out을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 복장도 다르긴 합니다. 동부에선 매일 매우 structure된 드레스를 입고 출근했다면, 요즘엔 정말 편한 고무줄 바지(!)도 입고 헐렁한 셔츠도 입고. 사무실에 요가매트도 가져다 놓고.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하고. 그렇게 편하게 일을 합니다.

이 긴 이야기를 쓴 이유는 이 번 주에 사내 이메일로 breast milk shipping program 관련 안내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직 잠이 덜 깬 상황이어서 모유수유를 하는 변호사/직원들끼리 서로 모유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이해하고 “아… 아무리 서부여도 이건 아니자나…”라고 생각을 했으나…

http://www.law.com/sites/almstaff/2016/09/15/got-breast-milk-latham-will-ship-it/?slreturn=20160817120642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읽어보니. 그게 아니라.

모유수유 중인 변호사나 직원이 로펌관련 일로 출장을 갈 경우 “본인의” 모유를 “자신의” 집으로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것이 이메일의 내용이었습니다.

즉, 모유펌프만 들고 변호사/직원이 출장을 가면. 호텔에 이미 배송과 관련된 모든 물품이 준비되어 있고. 변호사/직원은 모유를 준비된 통에 펌프한 후 FedEx 직원을 불러 배송을 하면 overnight로 자신의 집으로 배송되고 집에서 냉장보관을 하면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배송 중에도 온도유지를 할 수 있도록 package안에 ice pack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대형로펌 중 이런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레이텀 & 왓킨스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한 대형로펌에서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로펌들에서도 adopt하도록 압력을 받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런 프로그램들은 로펌이나 고용주 입장에선 추가비용이지만 직원들에겐 그 비용이상으로 큰 도움이 되는, 삶의 도움뿐만 아니라 실제로 work productivity를 올릴 수 있는, 그리고 직원의 retention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건. 그리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것은 결국 그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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