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격진료 방향 – 환자 전용 웹사이트

원격진료와 관련된 글들을 읽으면서 원격진료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하버드계열 병원들에서 진료를 받으며 이용하고 있는 환자 전용 웹사이트와 약을 처방받는 CVS 약국의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미국 원격진료 방향을 이야기해 볼까합니다.

참고로, 저는 한국에서의 원격진료를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으며, 아래는 미국에서의 제 제한적인 경험을 쓰는 것임을 명확히 합니다.

프라이버시 문제로 웹사이트를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대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이 웹사이트를 통해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진료비 계산을 하기도 하며, 진료예약을 하고 진료 후 제 담당 의사와 이메일로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patientgateway 1

 

즉, 로그인을 하면 바로 제 진료예약, 검사결과, 제 담당의사 및 병원 정보가 뜨게 됩니다. 뭐라고 딱히 말로 설명할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사용하는데에 있어 큰 불편함이 없는, 나름 단순하지만 intuitive한 디자인입니다.

이메일의 경우 최근 1년 동안 담당 primary care physician과 안과의사와 이메일로 communication을 했습니다. 제 1차 진료의의 경우, 간단한 질문에 답해 주거나 이메일을 통해 약을 처방해 주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 감기가 심해 진료를 봤는데, 진료 당일에는 특별히 약을 처방받지 못/안했습니다(워낙 감기약 처방, 특히 항생제와 코데인 처방에 민감하신 분들이어서…) 일주일 후,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되어 이메일을 보냈고, 바로 당일 항생제 처방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이러한 진료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료진에 대한 접근성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도시에 살고있고, 사실 병원이 걸어서 5분 거리 안에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차를 타고 2-3을 가야 겨우 의사를 보는 동네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거리 뿐만 아니라, 의료진을 보기 위해 예약 등을 해야하는 번거러움, 당일 진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불편함 등도 큰 작용을 합니다.

두 번째는, 높은 의료비입니다. 감기 때문에 의사에게 진료를 봤을 때, 제가 병원에 지불해야 했던 진찰비가 $20(2만원)이고 제 보험회사가 지불한 비용이 약 $80(8만원)이었습니다. 단순히 항생제 처방 때문에, 다시 한 번 10만원이란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은 전체 사회적 의료비용을 고려했을 때 말이 안되는 것이라는 정책적 판단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있고, 두 번째는 보험회사에서 제 재방문을 커버하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즉, 병원이 자체적으로 삭감을 고려해 재방문을 사전에 처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미국의 의료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그 방향을 전환하려 무단히 애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자신의 검사결과를 항시 확인하고, 의료 접근성을 증진시켜 사전예방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가 큽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는 이러한 웹사이트 도입 등의 이유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이메일을 보낼 경우, 의료진은 대부분 24시간 내에 답을 해 주고, 감지덕지란 생각을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1-2시간 내에 원하는 진료과목의 의사를 볼 수 있는 한국의 의료접근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부분입니다.

아직 미국 의사들은 이러한 이메일을 통한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한 비용을 받지는 않고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서비스가 아직 행위별수가제인 것을 감안했을 때, 수가를 받지 못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이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의사 수는 부족하지만, 예방적 의료를 위해선 접근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병원들 외에도 약국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 혈안되어 있습니다. 제가 약을 처방받는 CVS의 경우 아이폰앱이 있어, 저는 그 앱으로 한 달에 한 두 번 리피트 처방전을 통한 약을 처방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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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을 하면 이 약국에 있는 제 모든 처방전 관련 정보가 뜨고, 그 중 처방을 받아야 할 약을 신청하면 한 시간 정도 후에 약이 준비되고 픽업을 하면 됩니다.

물론 위의 웹사이트와 앱은 원격진료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개발되고 있는 시스템들을 보면, 원격진료란 가능성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실제로 Rite Aid란 약국의 경우 virtual clinic을 제공하고 있습니다(NowClinic Online).

다시 강조하지만, 제가 이 정보를 올리는 것은 한국도 원격진료로 나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원격진료 등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한국에서는 유헬스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한국외의 국가에서 유헬스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의료접근성이 높고 의료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시장이 작은 한국이 아닌 미국과 같은 시장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4 thoughts on “미국 원격진료 방향 – 환자 전용 웹사이트

  1. deun

    I Agree.
    집앞을 나가면 온각 전문과의 동네병원을 3000원 정도면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한국에서는 시장성, 소위 말하는 돈이 안되서 요즘 한국 유헬스(이단어는 정말로 한국에서만 사용하는거 같아) 관련 업체(대기업)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는거 같아(의료법상으로도 불가능하지만, 그건 단편적인 이유 같고).

    한국도 요즘 원격진료보다는 예방차원의 건강관리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이것 역시 한국의 저렴한 의료비에 익숙해서인지 이런 건강관리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없는거 같아.

    최근에 대규모 국책 사업으로 몇백억이 투자된 사업에서 단순 건강관리가 아닌 만성질환(당뇨병, 고혈압 등등) 관리 시스템 WTP가 정말 어이없게 나오는거 보고 정말 좌절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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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Post author

      Agreed, 한국에서 원격진료를 허용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떠나서, 한국은 원격진료를 허용하더라도,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크게 성장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시장은 한국 밖이 되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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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국인의 상당수가 공짜 근성에 젖어 있다. 3차 의료기관에 2nd opinion 을 구하러 온 사람들 중에 꽤(!) 예약 없이 들이닥쳐서 두툼한 자료와 CD 를 내밀면서 향후 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및 기타등등 다짜고짜 물어보고 접수비 진료비 받으러 수납하세요 하면 수납데스크에서 자기네들은 오늘 치료한 것도 아니고 입원하기로 한 것도 아닌데 왜 돈을 내느냐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무슨 얘기 듣는데 몇만원이나 드냐고 하면서…그냥 한국 사람들은 공짜를 너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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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Post author

      Tangible asset(물건), 특히 명품에 대한 가치는 높이 평가하면서, intangible asset(예: 지식)에 대한 가치는 인정해 주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아. 10-20년 넘게 같은 분야를 공부한 사람의 지식을 공짜로 취하려 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는 것에 동의. 꼭 면세점에 들어가 명품 가방 하나를 그냥 공짜로 달라고 떼쓰는 것과 차이가 없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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