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보험 – 안과 사례

저는 직장을 통해 미국 사보험 가입자로 미국 의료를 접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보험 관련 이해를 돕고자 제 최근 안과 영수증을 통해 몇 가지를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 영수증입니다.

MEEI Bill

진료기관은 하버드 의과대학 수련 안이비인후과 병원인 Massachusetts Eye and Ear Infirmary(MEEI)이며 제 미국 사보험 제공자는 Blue Cross Blue Shield of Massachusetts입니다.

저는 지난 4월 소프트 렌즈를 맞추기 위해 MEEI를 찾았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안경이나 렌즈를 맞추기 위해 안경점에서 optometrist에게 진료를 보기도 하지만, 저처럼 난시가 심하고, 양쪽 눈 시력이 매우 다르며, 수술 후 cornea가 울퉁불퉁한 사람은 전문 안과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 렌즈를 맞추는 진료는 의료보험에 의해 커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 진료는 한국돈으로 약 15만원을 지불하고 진료 및 테스트용 렌즈 5쌍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진료에서는 렌즈가 잘 맞지 않는다고 호소하자 cornea scan(각막 스캔)과 안구건조증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기본적인 Schirmer’s test(쉬르머 검사 – 눈을 감은 상태에서 마른 종이에 눈물이 어느 정도 흡수되는지를 파악하는 눈물생성 검사)를 받았고, 기본적인 안과검진을 받았습니다.

보시다시피, cornea scan은 진료비에 포함하지도 않았습니다. 워낙 고가의 검사이고, 의료진(제 안과 1차 의료진은 안과 전문의가 아닌 optometrist입니다)이 학문적 호기심에 한 것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진료비에서 알아서 제외를 해 줬습니다.

검사결과 안구건조증이 매우 심하므로, lacrimal plug(눈물 배출 후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길을 인위적으로 플러그를 삽입해 막는 것) 치료를 받았습니다.

약 1시간의 진료를 받고 제가 당일 병원에 지불한 돈은 약 2만원($20)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주 후였던 5월 초 병원에서 진료비가 날아왔습니다. 저보고 약 $500불을 추가로 지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보험 가입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의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 MEEI billing department로 전화를 했습니다.

Billing department의 대답은 제 사보험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전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보험비만 제대로 지불하고 있다면 전국 어느 병원 시스템에나 등록되어 있는 셈이지만, 미국의 경우 정말 다양한 사보험이 존재하고 한국과 달리 선지불 후보험이 아닌, 가입자가 진료 전/후 일정한 진료비만 지불을 한 후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나머지 비용을 지불해 주는 시스템이므로, 병원 시스템에 환자의 보험정보가 입력되어 있지 않을 경우, 저처럼 진료비를 덤탱이 쓰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3차례에 걸쳐 전화상 등록을 했지만, 시스템에 입력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들었습니다.)

담당자와 통화 후 또 2주가 흘렀습니다. 5월 말 정도에 새로운 영수증을 받았는데, 이 번에는 $900을 지불하라는 것이었습니다(위에 영수증을 보시면 가장 왼쪽 column을 보시면 됩니다. 이미 $20은 진료비로 지불했으므로, $920-20=$900이었던 것입니다). 혹을 때려다 혹을 붙힌 셈이었습니다.

다시 MEEI billing department에 전화를 했고, 또 다시 제 보험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고로, 미국병원에서 일하는 administrative staff는 고학력자가 그리 많지 않으므로, 실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미국에서 진료를 보시는 분들은 병원 영수증을 매우 꼼꼼히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보험등록을 하고 또 몇 주가 흘렀습니다.

이 번 주 초, 위에 첨부된 영수증이 날아왔습니다. 이 번에는 $80을 추가적으로 지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영수증의 내역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column은 원가입니다. 즉, 안과 진료비의 원가는 $260, 쉬르머 검사는 $80, 플러그 치료는 $580이었습니다.

두 번째 column은 보험가입니다. 미국 사보험의 경우 절대로 원가를 병원에 지불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한국 수가협상과 마찬가지로, 매 년 병원과 각 보험회사는 수가협상을 합니다. 수 백개의 사보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매 년 각 개로 수가협상을 해야하는 병원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administrative cost가 높을 수 밖에 없을 지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미국식의 사보험 제도를 들여올 경우 꼭 생각해 봐야 할 사항입니다.

진료비 내역을 보시면 결국 제 사보험은 병원에 총 $900 중 $222.50만을 지불했으며 $597.50은 삭감을 했습니다. 즉, 병원에서 원가로 청구한 25% 정도만을 지불한 것입니다.

거기에 영수증 가장 아래에 보시면 제 사보험에서 쉬르머 검사는 보험에 커버되는 항목이 아니라고 답변을 했다고 되어 있고, 그래서 병원이 다시 제게 $80을 지불하도록 영수증을 보냈습니다(맨 오른쪽 column).

이렇게 환자에게 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항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을 balance billing이라고도 하는데, 보험회사에서 삭감과 지불 후 남은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입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커버력이 좋은 의료 사보험은 가입자에 대한 balance billing을 금하고 있습니다(치과보험은 예외입니다).

그래서 다시 MEEI billing department에 전화를 했고, 제 사보험과 3자 통화를 거친 후 confirmation number를 받고 $80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확인을 받았습니다.

저는 지난 4월에 진료를 받았고, 지금은 이미 7월입니다. 거의 3개월간 진료비를 갖고 실갱이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에서 알고 계시는 “미국에서는 XXX가 얼마라더라”는 원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어떤 보험회사도 원가로 병원에 진료비를 지불하지 않습니다. 심평원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들 또한 나을 바 없습니다. 또한, 사보험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미국 개원의들이 병원 문을 닫고 있고, 다시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의 직원으로 흡수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와 같은 billing issue를 다뤄야 하는 high administrative cost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에서는 의료 소비자로서 자신의 영수증을 철저히 봐야하고, 의문점이 있으면 꼭 보험회사와 병원 billing department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주에 또 진료를 보러 가야 하는데, 또 한 번 진료비 실갱이를 벌일 준비를 해야 겠습니다.

4 thoughts on “미국 사보험 – 안과 사례

  1. Han

    한국이 말도 안되게 싼거구요.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20~30% 더 비싼 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다른 나라 가도 지금 지불하는 비용의 70% 정도를 보험이던 비보험이던 지불하게 되지요. 우리나라 의료비가 비보험 기준으로도 필리핀의 반값정도니 말 다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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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Post author

      선생님, 의견 매우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포스팅은 의료비에 대한 언급은 전혀하지 않은 글입니다. 다음에 한국 의료비와 관련된 글을 또 올리게 되면 좋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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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ang-Whan Bae

    Blue Cross에 자세히 다시 문의하시어 안과 보험 커버리지를 확힌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Blue Cross에서도 안과를 cover하지 않는 경우도 policy에 따라 많고 이차적으로 Davis vision같은 안과 특화 보험에 하청(?)을 주는 경우도 많으며 일반적인 보험에서 안과를 아예 cover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로 검사를 하시거나 치료를 받으실때 일년에 사용할 수 있는 credit의 한계 설정이 있으므로 확인을 하십시오. 그리고 눈물샘 검사등에 대해서는 보험사에 꾸준히 academic한 검사였다고 수차에 걸쳐서 설명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보험사에서 병원에 reimburse해주는 rate는 25-30%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병원에서는 진료비를 올려서 청구를 하거나 1차 reimburse후에 다른 검사를 추가하여 보험료를 받으려합니다. 잘 알고 계실테니 꾸준히 resist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보험사가 심평원에 비하여 더 horrible하기는 한데 꾸준하고 논리적인 resist는 오히려 심평원보다 더 인정을 합니다. 다만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인내를 가질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속상하시겠지만 기운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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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Post author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보험정책 관련 일을 또한 해왔던 입장이어서 전혀 속상한 것은 없었고 오히려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급해 주신 부분에 있어, 옳지 않은 내용이 있습니다. Davis Vision과 같은 비전보험은 메인 의료보험의 하청보험업체가 아닙니다. 이는, 메인 의료보험 외에 직장 등을 통해 가입하는(개인가입도 가능하지만, 비용이 매우 비싸므로 individual plan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dental insurance와 동일한 개념의 보험입니다. 즉, 정기검진 등 routine care를 받을 수 있는 supplemental insurance의 개념이 강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의료보험이 필수적인 안과적 진료 및 치료를 커버하지 않는 경우는 없으며, 커버하지 않을 경우 minimum requirement를 만족할 수 없으므로 과연 그 보험자체를 메인 의료보험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Annual limit 등 커버제한의 경우 ACA 통과 후 limitation 자체가 없어질 계획이므로, vision or dental insurance가 아닌 traditional medical insurance 하에서 안과적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경우 문제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service necessity를 주장하는 것은 환자인 제 역할이 아니라 의료제공자의 역할입니다. 의사가 꼭 필요한 검사/치료였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면, 그 서비스는 보험회사도 환자도 지불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서 제 경우 corneal surface 검사비용을 보험회사에 청구하지도, 제게 비용을 요구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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