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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 후 비임상 – 누가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저는 본과 2학년이었던 2000년도에 임상의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계기는 여러가지였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학이란 학문이 제 적성에 맞지 않았고, 평생 의학을 하며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며, 의료가 속한 사회과학을 독학하며 의료정책과 법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변호사의 길로 접어 들게 된 것입니다.

저는 뭔가 마음을 먹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경우에는 끝까지 도전을 해보는 성격이어서, 제가 마음먹은 내용을 숨기지 않았고 주변 친구들, 선후배들, 가족과 터놓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연대에서 폴리 실습을 시작한 후에는 교수님들과 전공의들이 자연스럽게 학생을 무엇을 전공할 것이냐고 물어봤었고, 서울대에서 인턴을 할 당시에는 인턴선생은 내년에 무슨 과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을 밥먹듯 들었습니다.

3년 동안

“저는 의료법을 전공할 계획입니다.”

또는,

“저는 변호사가 되어 볼까 합니다.”

라는 대답을 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저희 남편을 포함해서

의아함, 당황함, 황당함, 때로는 비웃음, 안스러움, 그것해서 밥은 먹고 살겠느냐, 네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줄 알고 하는 소리냐 등등이었지,

“열심히 해보게!”

는 아니었습니다.

10년이 지나, 이제 연대는 진로박람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비임상을 포함한 다양한 진로를 학생들에게 소개해 주는 통로를 마련하였고, 서울대의 경우 학생경력개발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의 비임상진로상담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나름 뿌듯하고 저를 믿어준 남편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비임상의 길을 걸어온 한국의사로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비임상의 길은 험난합니다. 요즘은 “임상의 길도 험난하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의사는 의대에서 임상을 최소 4년 배운 후 졸업을 하고, 이후 추가 수련을 받게 되므로, 임상에 대한 기본지식과 술기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의과대학에서는 기초과학을 제외하고는 비임상 관련 수업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임상을 길을 걷기 위해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해야 하므로 길이 험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나는 의사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비임상 세계에서 “의사”라는 딱지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선생님이고 불리고 싶다면, 의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싶다면, 의사여서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다면, 비임상의 길을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의사는 의대에서 의학을 배우고 졸업합니다. 비임상의 세계에서 “의학”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 이제는 기업을 대리하는 중간 레벨 변호사를 하면서,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을 재빨리 이해하고, 의사 및 과학자 클라이언트들과 관계형성을 하는데에 있어선 의사라는 점이 이제는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처음 비임상의 길에 들어섰을 떄는 그저 로스쿨 학생이었을 뿐이었고, 그저 회사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일하는 무급 인턴일 뿐이었고, 한 때는 그저 시급 만원도 못 받는 인턴일 뿐이었을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물며, 초짜 변호사일 떄는, 로펌 직원에게 “너 의사인 것 아는데, 그래도 넌 1년차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 누구도 저를 닥터 킴이라고 불러주지 않고, 제 이름 뒤에 MD도 붙지 않습니다. 의사이기 때문에 비임상 세계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비임상 세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비임상을 하는 것이 유행이어서 비임상을 선택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임상”이라고 묶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비임상도 분야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 다양한 분야 중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평생 커리어를 키워 나아가야 하는데, 단순히 유행처럼 임상을 하지 않고 비임상을 선택해 버린다면, 그 또한 바람직하지 못한 전공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비임상 옵션에 대한 글을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네 번째, 비임상을 하기 위해선 추가적 공부를 해야 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의대에서는 의학을 공부합니다. 비임상을 하기 위해선 원하는 비임상 과목에 대한 추가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경영이면 경영, 법학이면 법학, 기초과학이면 기초과학, 보건학이면 보건학. 추가적 학문적 공부 없이 비임상으로 뛰어들어 성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의(보드)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추구하는 비임상 영역에 따라 갈리게 됩니다. 저와 같은 사회과학/인문학 분야에서는 전문의 자격증이 전혀 필요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인턴과정을 수료하고 로컬에서 몇 년간 근무했던 경력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MD로써 최소한의 경력이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바이오 기업내에서 의료 전문가로 근무를 하실 경우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취업을 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으므로, 이는 결국 case by case로 본인이 원하는 비임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임상경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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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린 후 한 가지 더 추가합니다.

혹시나 잘 안되면 임상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

그 생각은 독약입니다.

돌아갈 수는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임상의 길이 아니면 안된다는 죽을 각오로 뛰어들 생각이 아니시라면 처음부터 비임상에 도전하지 않으실 것을 권합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마음으로 어정쩡하게 비임상에 도전을 한다면, 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임상에 남아 계실 것을 권합니다. 저는 비임상에 놀러 나와 본, 실습 한 번 나와 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법학에 제 인생을 건, 승부를 건 사람이었고, 그 악착 같음과 악에 받침이 여기까지 저를 끌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비임상의 길을 걷은 high risk high return의 모험이며, 인생을 걸수 있다는 각오 없이는 도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임상 외에 할 수 있는 일들

딱 1년 전에 썼던 글인데 생각이 나서 살짝 업데이트 후 다시 올립니다. MD가 할 수 있는 비임상 영역은 이외에도 무궁무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7/29/2012 Update

WHO에 근무하시는 선생님께서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저보다 그 분야에 있어서는 당연히 훨씬 전문가이시고, 더 정확한 내용을 써주셨습니다. 특히, 용어적인 면에서, politically correct한 단어들을 사용해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드립니다. I’m still learning. 꼭 댓글까지 정확히 읽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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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아직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지만, 진료실 밖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정말 많습니다. 최근 의대생들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받고 있어, 오늘은 의사가 임상 외에 할 수 있는 일들 관련 포스트를 남겨볼까 합니다.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해선 의과대학 4년과, 의예과 2년 또는 학부 4년 동안 고등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배우는 내용은 임상의사가 되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과학을 배우고, 임상과목을 배우고, 최종적으로 실습을 통해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접목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의료 관련 내용 외에도, 윤리와 같은 의료와 관련된 사회과학을 배우고, 학교에 따라선 의사가 맞닥뜨릴 수 있는 기본적인 법학을 배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자 진료 보조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게 됩니다.

이렇게 6-8년간의 고등교육 후 임상의사가 되는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 대학병원급 진료기관에서 인턴 등의 수련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임상의사 외에도 MD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그나마 의료에 가까운 직종은 과학 연구직일 것입니다. 흔히 추가적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관심분야를 찾아 나아가게 됩니다. 임상의사들 또한 연구를 하긴 하지만, 환자를 보지 않고 연구에만 매진하는 MD/PhD들도 미국에는 있어 왔고, 한국에서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Just to be clear, 이는 의학박사와는 매우 다른 개념입니다. 의학박사는 임상의사를 하면서 임상과 관련된 학문적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개념이 강하지만, 기초학을 연구하는 MD/PhD들은 임상진료가 아닌 연구를 통해 커리어 개발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의사인만큼, 임상의료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연구를 하기도 하고, 전적으로 기초적인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진료를 하는 의사들의 경우, 수입의 대부분이 환자진료에서 나오지만, 연구직의 경우 소속기관 및 기타 연구비를 따와서 수익을 창출하게 됩니다. 연구를 하는 의사들의 경우 대학병원 교수로 남는 경우도 있지만, 병원이 아닌 바이오 기업의 연구직 또한 가능합니다. 기업 내 둥지를 틀 경우, 매우 기초적인 연구보다는, 실제로 상용화 가능한 제품들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기업 내 의사가 될 경우, 비즈니스적 마인드 여부에 따라 회사의 임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 관련 업무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정책자입니다. 위의 과학 연구직과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위로는 경제나 경영학위에서 시작해서 저와 같이 법학이나 세부의료 관련 학위들이 있습니다. 최근들어 MPH(Masters in Public Health) 과정을 이수하는 의사들도 꽤 많이 늘고 있습니다. MPH의 장점은 1-2년 과정이라는 것과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만, 단점은 석사학위라는 점과 세부적인 전공학위라기 보다는, 공중보건을 폭넓게 훑고가는 학위로 인식된다는 점입니다. 석사학위의 경우, 최근 미국의 경우 학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MBA를 포함한 대부분의 석사학위들이 예전만큼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또한 MPH의 경우  MD가 아닌 학부졸업생도 학위과정을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건학과 관련된 기본적 공부를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매우 적합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전문적으로 보건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원하실 경우에는 박사과정을 추천합니다. 이는 박사과정이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이어서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가 보건학과 관련된 학문이라면 그 end goal에 가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 박사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의료관련 정책으로는 흔히 뉴스에서 접하는 포괄수가제나 의료보험과 관련된 정책이 포함되며, 일반적으로 의료의 시스템적인 면을 학문적으로 또는 실전에서 발로 뛰며(공무원 등) 정책수립 등을 하게 됩니다. 즉, 대학교수, 공무원, 연구기관 연구직원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한국에는 많은 편이 아니지만, MD로서 정책공부를 한 후 정치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케이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얘기하는 MD 정책자는 정말 학문적으로 정책공부를 한 후 의료정책 수립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제 경우, 로스쿨 졸업 후 1년 동안 의료정책일을 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료개혁과 매사추세츠의 의료개혁 입법과 시행과정에 참여했는데, 의료산업이란 큰 그림을 정책적 렌즈 하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제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적으로 만난 정치인 중 의사는 없었지만, 한국으로 치면 건강보험공단인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CMS)의 수장역할을 맡았던 Donald Berwick, MD가 최근 다음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2014/7 update 실제로 현재 출마한 상태입니다). 어쨌던 MD로 정책을 커리어로 취할 경우, 커리어 옵션은 대학교수나 공무원, 정치인 또는 Pew Research Center와 같은 연구기관에서 직책을 맡는 것입니다.

Local 의료정책 외에도 글로벌 스케일의 의료관련 기관인 WHO 등의 국제기구가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기관에서 직접 근무를 해 본 적은 없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본 결과, WHO와 같은 국제기구 또는 KOICA와 같은 한 국가의 국제협력단과 같은 단체들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실제로 가치부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미국이나 한국과 같이 경제수준이 어느정도 이상인 국가의 local health care 에 참여하시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커리어 pathway는 아닙니다. 국제기구나 한 국가의 국제협력단 이외에도 사회전체적 의료수준 향상에 기여를 하고 싶으시다면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과 같은 사립재단과 같은 옵션이 존재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러한 단체들은 한 국가의 경제개발과 의료질을 높인다는 목적뿐만 아니라 의료/경제식민지화란 면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한국가가 다른 국가를 경제적으로 돕는 이유는 정말 여러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원조를 통해 자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형성하고, 이를 통해 민간경제활동 또한 촉진시킨다는 것입니다(macro level). Micro level에서는 MD가 이런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는 면도 보입니다. 자격이 되시어 미국에서 활동을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Health and Human Services 산하단체인 Office of Global Affairs도 고려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의학 관련 연구, 의료 정책, 의료 정치,  global health 외에도 저처럼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MD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의료산업은 정말 포괄적인 분야입니다. 포스팅을 위해 의료산업을 우선 제약이나 의료기기 산업으로 제한하더라도, MD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정말 다양합니다. 임상적 경험이 있는 MD의 경우 그 임상경험을 살리고 싶다면 바이오기업의 medical director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기업들은 제품을 시장으로 가지고 나오기 위해 다양한 임상시험을 하고 규제를 따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MD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Medical director들은 임상시험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supervise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에서 medical director로 근무하고자 할 경우, 임상경험이 어느정도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얘기가 미국의료면허나 ECFMG certificate 등을 필요로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에서든, 환자를 보는 임상경력을 쌓았다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MD라고 무조건 임상시험에 국한적으로 참여하란 법은 없습니다. MD로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으며, 기업경영과 운영, 마케팅 등에 직접 관여하는 일 또한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MD에 따라서 MBA나 추가적 경영자 과정을 밟기도 하지만,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MBA 말이 나온 김에 MD/MBA가 할 수 있는 일 또한 나열해 볼까 합니다. 우선 컨설턴트란 직업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릅니다. 즉, 의사 경영자의 마인드로 병원이나 바이오산업에 필요에 따라 프로젝트 하에서 전문지식을 제공해 주는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단, 한국에는 제약이 좀 보이긴 합니다. 의료는 우선 규제가 상당히 강한 분야인데, 의료법과 같은 규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컨설턴트로서 최대한의 value add를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의 의료시장은 아직 많이 큰 편이 아니어서, 값비싼 노동력인 컨설턴트를 많이 필요로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MD/MBA 컨설턴트의 수요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 정말 많은 병원들과 바이오기업들이 존재하고 있고, MD/MBA를 충분히 afford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산업자체가 큰 만큼, 움직임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컨설팅 시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컨설팅 뿐만 아니라, MBA를 통해 병원과 바이오기업의 경영진으로 충분히 치고 들어가 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상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근무하는 의사들과 직원들과 connect할 수 있고, 동시에 경영적 마인드를 통해 병원 및 기업 운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또한, MD이기 때문에 병원이나 기업과 관련되어 임상적 전문성을 제공하는 MD들과도 스스럼없이 함께 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end user가 의사인 제품의 경우 직접 마케팅까지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리어의 폭이 매우 넓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 MD가 산업에 참여하기 위해 MBA가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MBA가 있긴 합니다만, 학비가 거의 공짜였고 바이오벤처기업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돌이켜 봤을 때 할만한 과정이었지, 2년간의 학비와 기회비용을 감안했을 때 단순히 학교만을 다니기 위해 MBA를 하는 것을 무조건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I think this should really be on a case-by-case basis.

MBA 외에도 저와 같이 로스쿨 과정을 밟아 변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MD는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변호사 또한 TV에서 보여지는 송무변호사(법정에서 서는 변호사) 외에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MD/JD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몇 가지만 나열하자면, 저처럼 로펌에서 병원과 바이오기업들을 대리하는 기업자문 변호사가 될 수도 있고, 병원과 바이오기업이 처해지는 기업적 소송에 참여하는 business litigation 변호사가 될 수도 있으며, 의사-변호사라고 말하면 흔히 생각하시는 의료소송을 담당할 수 도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의료는 상당히 규제가 강한 산업인만큼, 거의 모든 병원 및 기업에 의사가 있어야 하듯, 변호사가 있어야 합니다. 즉, 제가 로펌을 나가게 되면 병원의 법무팀이나 바이오 기업의 법무팀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산업이 아닌 정책을 하고 싶다면, 정부기관에서 공무원으로 의료산업을 규제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으며, 법보다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더 생긴다면 병원이나 바이오기업의 경영진으로 자리이동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위의 모든 경력을 살려 투자기관에서 근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투자마인드가 있다면 병원이나 기업에 자본투자를 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MD로써 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벤처펀드나 인베스트먼트 펀드에서 근무하시는 MD들을 실제로 몇 명 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내용이 이 정도지만,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생각치도 못하고 있는 분야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MD들이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MD는 임상의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MD라고 해서 무조건 환자를 보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법 또한 없습니다.

정말 긴 포스팅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MD가 진료실 밖 세상에서 근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학위와 자격증이 몇 개인지가 아니라, 세상을 넓게 바라볼 준비가 되었는지, MD가 아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근무를 할 자세가 되어있고 그럴만한 social skill이 존재하는지입니다. 또한, 임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사를 포기한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임상의 길은 또 하나의 커리어여야 하며 임상의사를 포기하고 취하는 secondary option이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임상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시고 진료실 밖에 세상에서 커리어를 만들어 나아가고자 하신다면,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자신의 임상적 지식을 바탕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를 먼저 고민하신 후, 추가적으로 필요한 학문적 교육이 필요하다면 이를 취하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멘토로 성장하기 – 칼자루를 쥐다

저는 자식은 없지만, nurturing sense가 좀 강한 편입니다. 아마 그래서 멘토링을 자처해서 하겠다고 나서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저와 같은 마이너리터 여자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저는 제가 따뜻한 사람이지만 냉정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들어주고, 보듬어 줄 때는 보듬어 주지만,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이 또한 지적해 주는 것을 피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혼을 내거나 화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지적” 또는 “피드백”도 애정이 필요한 행위입니다. 사실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그냥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 사람을 없는 사람 취급하고 무시하고 겉으로는 친한척하고 뒤에서는, 속으로는 무시하고 욕을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저도 그렇게 당해본 적이 많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제 비방을 한 윗사람들을 모셔 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뼈아픈 경험이었던지요. 특히 그 윗분이 제가 믿고 따랐던 여자 상사였던 경우에는 더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한 제 나름대로의 여자윗년차 practice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칭찬할 일이 있으면 꼭 칭찬해 준다.

칭찬을 아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한 일이 있으면, 잘했다는 것을 알아야 다음에도 똑같이 그 잘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대 의견으로는 너무 잘했다 잘했다만 이야기를 해주면, 영어표현으로는 full of him or herself가 되어 잘난척을 하는 아랫사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잘했을 때는 칭찬을, 못 했을 때는 적절한 피드백과 잘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좋습니다.

즉, 칭찬에 필요이상으로 인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자기~! 이거 너무 잘했다아~~!” 라고 칭찬해 줄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누구, 이거 검토했는데, 뭐뭐뭐를 잘했네, 수고헀어.”로 프로페셔널 하게 칭찬 한마디를 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잘못한 일이 있으면 바로 바로 피드백을 주되, 감정을 배제한 객관적 피드백은 제공한다.

얼마전, 저희 1년차와 정말 작은 프로젝트를 한 것이 있었습니다

Long story short, 이 1년차가 잘못한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번째. 데드라인을 놓쳤습니다.

월요일까지 클라이언트에게 보내기로 한 문서를 화요일이 되어서도 저에게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사실 급한 문서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제키, 나 지금 너무 바빠. 이 문서 화요일이나 수요일까지 보내줘도 될까? 미안하다.”

라는 말 한마디만 했다면 모든 것이 괜찮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데드라인을 째는 것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

결국 제가 화요일에 물어봤습니다.

“너 바쁜 것 아는데, 내 문서는 어떻게 됐느냐. 클라이언트는 기다리고 있다. 네가 못하면 내가 하면 되지만, 나한테 이야기는 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 친구가 바쁜 것은 알았지만, 이럴 때 반응은,

“미안하다, 바빴다, 하루 시간을 더 줄 수 있느냐”

여야 하지,

“몰랐다, 나한테는 월요일이었다고 말하지 않았지 않았느냐”는 아니어야 합니다.

윗년차가 설마 월요일이라고 말도 안해놓고 월요일이라고 닥달을 할 리가 있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윗년차가 아얘 없다고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세 번째.

결국 이 친구는 울며겨자 먹기로 문서를 준비했지만, 그 완성도가 너무나도 낮아 제가 처음부터 그냥 다시 했습니다. 게다가, 문서를 저에게 보낸 이메일에 어찌나 짜증이 들어가 있었던지, 이메일을 받는 순간 솔직히 울컥했습니다.

‘내가 평소에 너에게 그렇게 잘해줬는데, 내 프로젝트를 이런식으로 하다니!’

 

하지만 제가 윗년차가 되면서 정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1. 객관적으로 피드백 주기

제가 원래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 three strike out 원칙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을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모든 상처는 사람에게서 온다는 것도 알기에, 가족이 아닌 이상, 사람으로부터 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때부터 나름의 룰이 있습니다.

한 번 저에게 상처를 주면 용서를 하고, 두 번 저에게 상처를 주면 용서를 하지만, 세 번 저에게 상처를 주면 다시는 그 사람과 상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건 대기업 회장이건 상관 없습니다. 저에게 3번 상처를 준 사람과는 상대를 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이렇게 보호해 왔고, 나름 그래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니는 것에 비해 사기를 당하거나 사람으로 인해 받는 상처가 적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랫연차를 상대함에 있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선 약간의 tweaking이 필요합니다. 잘못을 했다고 고칠 수 있는 기회 없이 무조건 strike one, two, three를 주기엔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랫연차를 멘토해야 하는 윗년차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아랫연차는 저에게 strike one이었습니다. 아무리 친구여도 일을 함께 하는 아랫연차로서는 스트라이크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의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닫은 후,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고했다. 네가 지금 다른 일로 바쁜 것은 안다. 그리고 내 프로젝트가 그 다른 일에 비해 덜 중요해 한 것은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프로젝트를 쨀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너와 나는 친구이지만, 일을 할 때는 윗년차와 아랫연차다. 너는 지금 네 신뢰도에 금을 냈다.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었고, 나와 일을 할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해 줬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

라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그에게 화풀이를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피드백을 주지 않을 경우, 앞으로 저와 일을 할 때 계속 제 프로젝트를 그렇게 함부로 하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감정을 배제하되, 객관적으로 너는 어떻게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하면 다음에는 그 실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설명해 줘야 다음에 다시 저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언젠가 술자리에서 저를 매우 disrespect한 또 다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는 제가 로펌에 있는 한 절대로 함께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 것이며(즉, 제가 일을 주지 않을 것이며), 설사 정말 정말 일 할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고 해도 이렇게 제 시간과 감정을 들여 피드백을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2. 한 번 준 피드백에 대해서는 다시는 언급하지 않기

제가 뒷끝이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 남편은 제가 뒷끝이 심한 사람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무던히 노력하는 것 중 하나는, 최소한 아랫연차와는 뒷끝이 없으려고 노력합니다. 한 번 피드백을 줬으면 그것으로 끝나야 합니다. 그가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자신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알고보니 어저께가 그 아랫연차 생일이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로 미친듯이 뛰어 다니던 중, 프린터 앞에서 각자의 프린트 물을 기다리던 중, 저와 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이 친구는, 울먹이더니.

“징징대는거 아니야, 제키, 내 생일이야. 그리고, 저번에 정말 미안했어. 다음부터 잘 할께, 나 너랑 또 일하고 싶어.”

라고 얘기하길래, 둘이 부둥켜 안고 같이 울먹였더랬습니다.

생일날 모가지가 잘린 닭마냥 사무실을 뛰어 다니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에,

그리고 한 번 나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다시는 그 사람이 나에게 일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윗년차는 엄청난 칼자루를 쥔 사람이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칼자루를 정말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지난 몇 주 동안 제가 다시는 자신에게 일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두려워하고 있었나 봅니다.

다시는 일을 줄 생각이 없었다면, 피드백도 주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한 번 피드백을 줬으면 그것으로 끝나야 합니다.
3. 공식적으로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절대로 나쁜 리뷰를 남기지 않기

저희는 3개월에 한 번씩 아랫연차를 리뷰합니다. 저도 3개월에 한 번씩 리뷰를 받고요. 초반에는 저도 적응을 잘 못한 편이어서 리뷰가 많이 엇갈렸었습니다. 그래서 좋지 않은 리뷰가 얼마나 자존심과 자신감에 타격을 주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피드백과 리뷰는 1:1로 면상에 대놓고 해야 하는 것이지,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인터넷 웹사이트 어딘가에 들어가 Excellent/Good/Average/Poor를 클릭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면상에 대놓고 리뷰를 할 자신감이 없다면, 아얘 리뷰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윗년차라면, 아랫년차가 무엇을 잘못했다면 최소한 얼굴을 보면서 왜 잘못을 했는지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몇 달 후에 종이 쪼가리 한 장에

“너는 몇 달 전에 이렇게 일을 못했어”

라는 통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나쁜 리뷰는 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란, 아랫연차가 저를 인간적으로 무시했거나, 인격적인 모욕을 했거나, 반복된 1:1 피드백에서 발전이 없는 경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직급이 올라간다는 것은 아랫사람을 함부로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인재양성이 시급하고, 인재양성을 위해선 이미 성장궤도에 오른 사람들이 젊은 멘티들, 특히 잠재적이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여자들에 대한 멘토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들을 위한 멘토링 – 명품 가방, 남자친구에게 사달라고 하지 마세요

우선 저도 여자고 변호사이다보니, 좋은 옷과 가방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몇 백만원짜리 가방이나 옷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제가 갖고 있는건, 제가 제 월급으로 알아서 산 것들입니다(여기서 짚고 넘어갈 건, 가사노동을 하시는 분들은 household income의 일부가 자신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약혼을 하신 분들은 이 논의에서 제외합니다).

My point is this.

우선 학생들이 명품을 들고 다닐 이유는 없습니다.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사회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논리를 비약하면 200년전 노예제도가 사회분위기였으므로 노예제도가 합리적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잘못된 것은 사회분위기가 어떻든 잘못된 것입니다.

이는 명품을 afford하지 못하는 젊은 여성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월급으로 사지 못한다면 명품가방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정 들고 다니고 싶으면 자신이 노력해서 돈을 저금하고 모아서 사야합니다. That’s perfectly acceptable, respectable and laudable.

하지만 여성분들. 절대로 연애 중인 남자친구에게 사랑의 댓가로 명품을 요구하지 마세요. I don’t care if it’s your 100일, 1000일, 3000일, 생일, whatever 기념일.

명품으로 사랑을 증명하게 하지 마세요. 세상은 give and take에요. 결혼한/할 사이가 아닌 이상, 똑같은 댓가를 치룰 수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평등한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잖나요.

그깟 명품 때문에 평등할 권리를 포기할 것인가요?

또 있습니다.

그 돈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아세요?

남의 돈 몇 백만원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아세요? 남자친구 돈이 됐건, 엄마아빠 돈이 됐건, 본인 돈이 아니면 함부로 쓰지 마세요. 제가 남의 돈 벌어 보니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남이 힘들게 번 돈 함부로 사랑이란 이름으로 함부로 사용하려 하지 마세요.

남자분들도 명품 사달라고 조르는 여성분들과 만나지 마세요. 세상에는 알아서 자기 앞가림 하는 멀쩡한 여자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버신 돈, 아끼셔서 함께 좋은 경험하시고 아름다운 삶을 개척해 나아가실 수 있는 여성분을 만나세요.

 

여자를 위한 멘토링 – 동아리 활동을 하세요!

오늘 월스트리트 저널 온라인 신문 1면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가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학벌”의 중요성에 대한 글인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학벌이 “믿음”에 관한 글입니다.

링크 (Subscription required)

주 내용은, 미국기업들을 들여다보면, CEO와 CFO가 같은 대학교나 MBA를 나온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좋아하시는 하버드도 있지만 하버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덜 알려진, 아이비리그가 아닌 대학교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연으로 맺어진 믿음입니다. 기사에서도 말하고 있듯, 리더는 리더가 “믿을 수 있는” 자신의 문장을 마무리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고(부부같은 관계 — 실제로, office husband, office wife 같은 관계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학연으로 맺어진 경우 중요한 성장기에 같은 곳에서 동일한 환경하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믿음”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저 또한, 만약 어느날 알지도 못하는 제 대학교 후배가 저희 로펌에 나타난다면, 어떻게든 이끌어 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이는 한국인이기에 연결된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제가 알지못하는 분들을 위해 블로깅을 하는 것도 한국인들을 위한 그 무엇인가가 있기에 하는 것일테니까요.

다시 여자들의 멘토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믿음.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수련회 같은 여행을 가면 의례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 뒤로 쓰러지면 나머지 사람들이 받아주기.

그런 인위적인 행사가 밖에서도 평소 그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데서나 쓰러져도, 언제라도 구해주러 올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가족이 아닌,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중고등학교 친구들을 평생친구라고 부르지만, 저는 대학교 친구들 또한 진정한 평생친구가 될 수 있다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학생들, 특히 여자들은 대학교 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학교생활에는 동아리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펙을 키우고 토플성적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 직장을 갖고 커리어 키울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토플성적 5점 성도 희생하시더라도(죄송합니다, 요즘 토플리 몇점 만점인지 잘 모릅니다) 대학교 4년 동안 열심히 동아리 활동도 하시고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만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You know why?

Because these are going to be your networks for the REST OF YOUR LIFE.

평생.

이 네트워크는 스펙을 키워서 정말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만들 수 없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네트워크입니다.

이렇게 너무나도 쉽게 주어진 네트워크 기회를 스펙을 쌓고 남들을 성적으로 이겨보겠다고 도서관에 하루종일 앉아있으며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깝고 슬픈 일입니다.

Go out, make friends.

술이 마시기 싫다면 영화를 보세요. 팥빙수를 먹던, 커피를 마시던 물을 마시던, 친구를 사귀고 뭐가 됐건 동아리 활동을 하세요.

대학교가 끝나고 나면 남는건 결국 사람이랍니다.

믿음.

결국 리더들이 원하는 직장동료는 믿을 수 있는 사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지, 토플만점을 받은 사람은 아니니까요.

여자를 위한 멘토링 – Girls be ambitious!

페이스북 CFO인 셰릴 샌드버그의 Lean in이란 책을 읽고 생각이 많아 졌더랬습니다.

제가 당시 썼던 포스팅입니다: 링크

지금하는 생각은, 이렇게 최고메니저 역할에 오른 한국여성들 중에서 책을 둘째치고 멘토링을 통해 어린 여자들에게

“여자도 할 수 있다!”

“여자라고 못 할 것 없다!”

“여자도 야망을 가질 수 있다!”

라는 꿈을 심어주는 여성리더들이 많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자가 됐건 남자가 됐건, 꼭 야망을 갖고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물론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여자는 남자를 뒤에서 조용히 남자를 서포트하고 시집이나 잘가서 아이나 잘 키우고 가족들의 내조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가정교육이 아직도 어느정도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자아이들에게 Girl be ambitious! 여자도 야망을 가져도 된다!라는 이야기를 외쳐주는 시니어 여자들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부모들 마음도 이해합니다.

삶이란 것 살아보니 저도 힘듭니다.

윗사람에게 치이고 아랫사람에게 치이고.

사방에서는 이것해달라 저것해달라 요구만 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But then you know what?

I LOVE my life.

저에게는 꿈이 있고, 이루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 커리어적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고도 남는 충분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을 억누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실패란 것 꽤 해봐서 지금 이렇게 도전하다가 곤두박질 치면 얼마나 아플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 다시는 일어나지 못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두렵고 때론 혼자 구석에 돌돌말려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태어난 것, 갈 떄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어디까지 날 수 있는지 한 번 마음껏 날아보고 싶습니다.

왜 여자라고 날면 안되나요.

여자여서 더 아름답고 우아하고 화려하게 날아보고 싶습니다.

Girls be ambitious!

법조계 여자들을 위한 멘토링 – 호칭

이 글을 쓰고 나면 제 주변에 최소 30-40명의 여자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쓰겠습니다. 그 분들의 미래를 위해서(at least, 그렇게 제 위안을 삼겠습니다).

현대는 인터넷의 시대이고,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네트워킹을 합니다.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게 어떤 호칭을 부여할 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인터넷 관계 그칠 사람들이라면, 인터넷 카페에서 사용하는 몽몽님, 툴툴님, 하늘님과 같은 닉네님을 사용하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페셔널 네트워킹으로 SNS를 사용하신다면, 호칭에 신경을 쓰시길 바랍니다.

대부분 제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만나는 남자분들은 상당히 예의를 깍듯이 지키십니다. 너무 깍뜻하셔서, 그냥 제발 누나라고 부르시라고 할 정도로요… 저도 불편해서 overcompensation을 하는 것이죠. 남자에게만 이런건 아닙니다. 저에게 처음부터 변호사님이라고 하시는 여자분들께도, 편해지만 언니라고 부르라고 말씀 드리는 여자분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분명 언젠가는 서로 변호사로 만나 일을 할 수 있는 분들인데, 저에게 제 이름을 함부로(제키는 참고로 제 본명이자 middle name입니다) 부르시는 분들에게는 professionalism을 못 느낄뿐더러, 동등한 대우를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생각해 보세요. 제가 한국 로펌 변호사님께 단순히 인터넷어서 만났다는 이유로 홍길동 변호사님을 “길동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드렸다고.

“길동님 안녕하세요?”

“길동님 조언을 구해도 될까요?”

“길동님, 언제 커피 한잔 같이 하실 수 있을까요?”

“길동님, 로스쿨에 대한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Does this make sense to you?

법조계는 상당히 보수적인 곳입니다. Flat한 근무환경을 바라시고 들어오셨다면, 로스쿨을 졸업하신 후 빨리 테크놀로지 쪽으로 빠지실 것을 권유합니다.

네트워킹을 하실 때는 아무리 상대방이 friendly하게 느껴지시더라고, be overly conservative. 그 쪽에서 친구로 받아들여 줄 때까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