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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중 – 뇌의 팽창

자숙의 기간이라고 하기엔. 내가 딱히 자숙할 것이 (지금은) 없기 때문에 옳지 못한 표현이지만. 요즘은 조용히 나만의 공간에서. 성장의 시간? 재충전의 시간? 어쨌든. 뭔가 사회생활을 줄이고 내면에 충실하려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반경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곳에 왔기 때문에 더 활발히 탐색을 하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동안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뭣 하러 이렇게 사나”도 싶었다. 지금도. 일면의 나는. 그냥 나와 내 가족이나 잘 살면 되지 뭣하러 세상 걱정하고 다른 사람들 걱정하나 싶다(누군가는 분명 말할 것이다 — 그래, 잘 생각했네, 너나 잘하세요). 어쩌면 그만큼 지쳤다는 것일수도 있고, 그래서 그 어떤 의미를 찾는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의미 없이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없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 편의 나는. 뇌를 열심히 팽창 중이다. 요즘 인공지능 인공지능이 대세다. 핫하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바이오 관련 프로젝트도 매우 많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인간의 두뇌가. 우리 모두가 하나씩 갖고 있는 뇌라는 기관이. 그냥 지능이다. 우리에겐 이 지능을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학교란 곳에선. 한국 의대를 학부로 치고 의료법 석사, 로스쿨, MBA까지 합치면 유치원까지 포함해 25년 동안 다닌 학교란 공간에선. 결국 난 지식이 아닌 어떠한 도구가 존재하는지 배운 것 같다. 그 중엔 “언어”가 포함된다. 의사들이 사용하는 언어. 변호사들이 사용하는 언어. 경영인들이 사용하는 언어. 물론 그 언어에는 전문용어, 기본적인 전문지식이 포함되지만 실제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그 분야에서 업무를 해야 한다. 그리고 업무를 하면서 추가적, 실제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 학교란 공간에서 탑재한 도구들과 언어를 사용해서. (그래서 난 학위나 졸업학교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어디에서 도구들의 존재와 기본 사용법을 배워왔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 도구들의 의미와 사용법을 이해하고 있느냐, 얼마나 윤리적으로 그 도구들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간은. 인공지능과 다를바 없다. 누가. 선생님이. 교수님이. 학원강사님이 나를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나에게 기본적인 도구의 존재와 사용법을 알려주면. 그 후엔 내가 알아서 그 도구들을 사용해 가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도구도 만들어 가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지능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 같다. 인공지능이 똑똑해 질 수 있는 이유는 끊임 없이 데이터가 들어가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그 무엇인를 배우고 습득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지 않는가. 끊임 없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 제대로 된, 쓸모 있는, 의미있는 데이터와 정보를 뇌에 집어 넣고 분석하고 생각하고 검토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자신의 윤리적, 도덕적 가치관을 비벼넣어 결과를 도출해 내어 뇌를 팽창시키는 것. 그것이 인류가 성장해 온 과정 아닌던가. 물론,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기본적인 원칙인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 둘 다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래서 지금의 뇌를 팽창 중이다. 공부는 어릴 때하라는 말이 굳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암기는 어렸을 때 훨씬 더 잘됐다. 이제는. 전화번호 7자리도 못 외운다(내가 새로운 사무실 번호를 받은지 지금 2달이 넘어 가는데, 아직도 내 번호를 못 외운다). 그러나, 암기는 암기일 뿐, 왜 암기한 내용이 중요한지, 암기한 내용 1과 암기한 내용 10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즉, connecting the dots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연륜과 경험 그리고 다양한 뇌의 팽창으로 이뤄진다. 그러므로 지식의 축적이 암기시절에 멈춘다면. 외웠던 지식들을 연결할 수 있는 그 엄청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점 하나와 하나가 열결될 때, 평면이 입체로 변할 때, 정말 머리 위에서 전구 하나가 “빙”!!! 하고 켜 질 때의 느낌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나는 분명 학자가 아니다. 내가 읽고 있는 내용들도 학문적인 내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디에 어떻게 쓸 내용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최소한 미국 대선이 지나갈 때까지만이라도 마음을 안정 시키기 위해.

은둔하며 책을 읽기로 했다.

 

I am back!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행복해서 왠지 다른 분들께 미안할 정도로, 미안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미안할 정도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행복의 이유가 별건 아니에요. 매일 출근할 직장이 있고, 하루 종일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민해야 하는 일을 하지만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즐겁고, 비록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지만 돌아올 집과 가족이 있고 함께 저녁을 먹을 남편이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매일 남편과 보리와 산책을 하고, 저녁 시간 동안 남을 일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그냥 인터넷 서핑을 하며 조용히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주말에는 운동도 하고, 장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낮잠도 자고. 때론 주말이 더 바빠서 월요일에 가장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주말에 내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에도 행복을 느껴요.

쓰고 싶은 얘긴 많은데 너무 많이 써버리면 다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못 써버리는 그런 행복함인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이 끊어져 버려서 사진도 못 올라오고.

이제 서부에도 익숙해져 가고.

다시 블로그로 돌아올까 해요.

기록을 남기는 행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