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멘토링 – 장기적으로는 스펙보다는 인맥이에요

한국에서는 “인맥” = “낙하산”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인맥은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맥”만”으로 실력, 능력, 경험 없이 특정 위치에 설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문제이지만, 사회생활을 10년 이상 해 본 결과,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인맥이 없으면 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럼 나보고 술자리에 가서 술이나 마시라는 것이냐!”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저희 로펌 변호사들은 로펌 내에서 다양한 네트워킹을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지금이야 말로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희가 자주 회식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술자리를 통한 네트워킹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으며, 그냥 낮에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 수다를 떨고, 고민이 있으면 상담을 하는 등, 그냥 “동료”와 “친구”로써 관계를 형성해 나아가는 것을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저희는 분명 경쟁구도 내에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파트너과 될 것이고, 누군가는 치쳐 떨어져 나갈 것이며, 누군가는 그냥 이 생활이 지겹고 혐오스러워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서로를 단순히 경쟁상대가 아닌, 서로의 인맥형성 관계로 value하고 있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동료가 클라이언트가 되거나, 또 다른 곳에서의 직장동료가 되거나, 회사의 보스나 아래직원이 될 수도 있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즉, 저 동료를 밟아야 내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와 저 동료가 공생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남자들은 이런 마인드가 여자들에 비해 강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강한 상하복종관계에서 비롯한 mind set인 경우도 있지만, 최소한, “내가 너를 스펙으로 밟아야 하고, 나는 너와 경쟁상대이지 친구는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는 겉으로 봐서는 남자들에게 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면, 저 또한 이렇게 저에게 공생관계로 손을 내미는 친구들과 네트워킹을 시도하게 되지, 저를 밟고 넘어가려는 친구들과 굳이 정보를 교환하고 네트워킹을 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즉, 확률적으로 남자들과는 도움을 주는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경우가 높은 반면, 여자들과는 할퀴고 물어뜯는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저 또한 원인제공자일 것이고, 저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스펙보다는 인맥이라는 주장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Entry level position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스펙 위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입시성적이나 출신학교, 학교에서의 성적 등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에 입사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미국의 경우 실력과 태도가 우선시 되며 스펙은 뒷전이 되어 버립니다. 물론, 최고 리더쉽 포지션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훌륭한 스펙이 필요한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일반적인 회사사회 내에서는 senior management position까지만 생각했을 때, 단순히 스펙만 갖고 시니어 메니저가 되는 곳은 없거나, 있으면 그곳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스펙만 있으면 안되고 인맥인가.

위에서 네트워킹에 대한 설명을 했습니다. 요즘 로펌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아시아인과 같은 마이너리티 인종들에게 해주는 이야기 중 하나는,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도,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을 해야 하고 인맥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문화는 “내가 스펙이 뛰어나고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알아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스펙이 뛰어나고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일을 열심히 했으면 열심히 했다고 알려야 하고, 그 열심히 한 노력을 인정해 주는 윗사람들과 동료들과 네트워킹을 형성해 trust를 형성해야 합니다.

제가 최근 한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칼럼을 썼습니다. 제가 그냥 이 내용을 쓰고 회사에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저는 인터뷰와 칼럼을 한 것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멘토인 파트너 변호사님께서 회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리라고 하셨고, 홍보 총책임자가 인트라넷뿐만 아니라, 매일 파트너들에게만 돌아가는 뉴스레터에 소식을 전했습니다. 회사 전체가 제가 동시에 한국에서 두 개의 기사거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어를 못 읽는 동료들은 구글 번역기까지 동원해 제가 도대체 무슨 말을 썼는지 알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즉, 저는 제가 노력한 것에 대해 인정을 받기 위해 손을 들었고, 이를 통해 추가적 인맥을 형성했으며, 이제는 로펌에서 “한국과 관련된 질문을 하기 위한 어소시엣”으로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로펌에 취직하는 데에 있어 의사이자 변호사라는 스펙이 도움이 됐다면, 제가 미국에서 변호사로 장기적으로 성공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언제까지나 스펙만에 의존해서는 안되고, 제 자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인맥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자들도 충분히 인맥을 쌓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꼭 술자리가 아니어도 됩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진심으로 그들과 의사소통하고, 관계형성을 통해서 네트워킹을 해야 장기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thoughts on “여자들을 위한 멘토링 – 장기적으로는 스펙보다는 인맥이에요

  1. hawaii

    예전에 제키님 블로그를 통해 로스쿨에 관한 여러 질문을 드렸어요.
    최근에도 왕왕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제키님이 남기신 글을 읽곤 하는데, 후배들을 위해 참고할 만한 소중한 조언들을 포스팅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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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kkie Post author

      감사합니다. 출처만 적어 주시면 얼마든지 공유해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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