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보리는 만 5세에 우리에게 왔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남편이 데려왔고 남편과 지난 5.5년 중 4년을 보내서 그런지 남편과 더 가까웠다. 난 원래 장난도 심해서, 아이 입장에선 가깝지도 않고 밥도 않주는 인간이(난 밥담당이 아니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로 이사온 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좀 많아졌고, 아픈 후론 내가 내 손으로 밥도 해먹이고, 아프면 옆에서 밤새 간호도 한다. 산책할 땐 난 그냥 “너 가고 싶은 곳으로 가” 주의인데, 보리도 그걸 알아서인지, 그리고 아빠.엄마.자신은 한 “무리(pack)”라고 생각해선지, 요즘엔 산책 나갈 때 꼭 함께 가자는 나름의 표현을 한다. 

원래 시바견들은 독립성이 강해서 혼자있는 시간을 즐기고 스킨십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한다. 보리도 같은 공간 안에 함께 있는건 좋아해도, 누가 옆에 딱 붙어 있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옆에 누우면 짜증내며 옆으로 도망가곤 한다. 

그러므로 최근 보리가 우리를 옆에 허락함과 동시에, 우리와 함께 있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건. 약해진거다. 

오늘 보리는 나와 만난 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내 다리에 머리를 얹고 잠 들었다. 수술한, 봉합이 열린 다리가 불편한지 계속 다리를 움직이다 이내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 

모든 생명체는 언젠간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것이 생명의 이치이다. 나는 이 이치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치료할 수 있는 것을 치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치료하되, 삶의 균형과 삶의 질을 놓쳐가며 생명연장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것뿐이다. 

잘 산다는 것. 성공한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 삶의 의미라는 것. 왜 사는지. 무엇을 향해 이리도 열심히 매일 같이 뛰는지. 

난 결국. 매일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라고 생각하게 됐다. 큰 행복일 필요도 없고 대박일 필요도 없다. 작은 행복들. 보리가 내 품에서 잠드는 경험을 통해 얻은 작은 행복이 오늘의 성공이다. 비록 이 아이의 아픔과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 슬픔일테지만, 지금 이 순간, 오늘 이 순간엔 나에게 행복이다. 그래서 난 잘 살고 있고, 내 삶은 내 기준에 성공적이고, 난 행복하고, 내 삶은 의미있고, 난 내가 왜 사는지 알 것 같다. 

One thought on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1. Katherine Lee

    This is so touching. I was really impressed that you found the meaning of life, being with your dog. As I raise a dog like you, I agree that I get to find the meaning of life through my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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